[포인트경제] 지난 2일 퇴근길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발생한 '전기차 택시 다중 추돌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70대 운전자를 긴급체포했다. 운전자에 대한 간이 약물 검사에서 마약류인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면서 사고 원인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퇴근길 추돌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사진=뉴시스
서울경찰청은 3일 오전 3시 15분쯤 택시 기사 A씨(70대 후반)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 5분경 종각역 앞 도로에서 전기차 택시를 몰던 중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과 신호대기 중이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덮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고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40대 여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또 다른 보행자와 택시 승객, 피해 차량 탑승자 등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인도네시아와 인도 국적의 외국인 4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사고 당시 차량이 갑자기 튀어 나갔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가속'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직후 실시한 간이 약물 시약 검사 결과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앓던 질환으로 인해 복용한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 처방약 성분에서 모르핀 반응이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복용 경위와 성분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종각역 다중추돌사고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현행법상 모르핀은 마약류로 분류되지만, 일부 고강도 진통제나 특정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복용 시에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만약 치료 목적이 아닌 불법 투약이거나, 약물 복용으로 인해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이 입증될 경우 가중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와 사고기록장치(EDR)를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A씨의 평소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 이력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고령 운전자의 안전 관리와 도심 보행자 보호 대책에 대한 논의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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