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넘어 ‘기술력'까지…韓 안방 흔드는 중국 차[자동차 시장 대격변]

‘가성비' 넘어 ‘기술력'까지…韓 안방 흔드는 중국 차[자동차 시장 대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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分类: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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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자동차 시장 대격변 '키워드5' : 중국차 돌풍]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중국 차.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도 '중국산'이라는 꼬리표에 따라붙은 불신을 넘어서긴 어려웠다. 품질과 안전성, 사후서비스에 대한 우려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 뛰어든 비야디(BYD)는 진출 2년 차에 수입차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출시를 앞뒀다. 한때 외면받던 중국 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 한국서 커지는 존재감 BYD는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의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2만137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6107대의 세 배를 넘어섰다.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BYD가 물꼬를 트자 다른 중국 브랜드들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커는 지난 6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의 사전예약을 시작해 9월 초까지 1500대 이상을 확보했다. 체리자동차도 산하 SUV 브랜드 '제투어'의 국내 상표를 출원하고 한국법인 설립과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차의 글로벌 확장세와도 맞물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중국계 자동차 업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20년 18.0%에서 지난해 29.9%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동력차 판매 상위 10개 그룹 중 6곳이 중국계였을 정도로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해외로 보폭을 넓히는 중국 업체들에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며 견제 수위를 높이는 것과 달리 한국은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이 낮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 눈높이도 높아 제품 경쟁력을 시험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진출 유인으로 작용한다. ◇ 가성비에 더해진 기술력 중국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BYD의 소형 전기차 돌핀은 2450만원, 준중형 전기 SUV 아토3는 3490만원, 중형 PHEV SUV 씨라이언6 DM-i는 375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산 소형·준중형 내연기관차 한 대를 살 수 있는 수준으로 소비자는 같은 예산으로 전기차나 한 체급 위의 친환경차까지 고려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생산 규모와 공급망이다. BYD는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 전동구동계 등 주요 부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그룹 내부에서 조달한다. 핵심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대규모 양산을 더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기술 경쟁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BYD는 올해 3월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급속충전 기술을 공개하며 배터리 충전량을 9분 만에 10%에서 97%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지리도 지난 9월 최대 2.25메가와트(MW)급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다. 회사 측 실차 시험에서는 배터리 충전량이 10%에서 97%까지 올라가는 데 8분40초가 걸렸다. 물론 해당 규격을 지원하는 전용 충전 설비와 배터리가 전제된 수치이므로 당장 국내 판매 차량에 그대로 적용되는 성능은 아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의 불편을 줄이는 기술 경쟁에서도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약점으로 꼽혀온 판매·서비스망도 빠르게 보강하고 있다. BYD는 지난 9월 38번째 국내 전시장을 열었다. 10월 현재 승용차 서비스센터는 21곳이며 연말까지 2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 엠블럼 뒤에 선 중국 산업 중국 완성차 업체의 한국 공략은 자사 브랜드를 들여와 직접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 플랫폼과 전동화 기술을 공급하고 자본 관계까지 맺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가 중국 브랜드 차를 고르지 않아도 중국 자동차 기술을 접하게 되는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리와 르노코리아다. 지리는 2022년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르노코리아가 내놓은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에는 지리 계열의 CMA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이 활용됐다. 르노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맞춘 디자인과 상품기획, 개발・생산을 맡고 지리가 차량의 기본 설계 기반과 전동화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양사의 관계는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선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지리에 차량·부품 매입과 개발비, 기술사용료 등으로 9500억원 가량을 지급했다. KGM과 중국 체리자동차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KGM은 2024년 체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PHEV용 T2X 플랫폼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형 SUV 'SE10'을 개발해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이다. 협력은 자본으로도 이어졌다. 체리는 지난 8월 KGM이 발행하는 75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두 번째 공동개발 차량도 추진하고 있다. 협력 범위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을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 로봇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신차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전동화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다. 중국 업체 역시 차량 수출을 넘어 기술과 부품의 공급처를 넓히고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할 기회를 얻는다. 다만 협력이 깊어질수록 외부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내 업체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아직 중국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국내 진출 역사가 짧아 장기간 운행에 따른 품질과 내구성, 중고차 잔존가치를 판단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가격과 상품성에 대한 관심이 브랜드 신뢰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시장의 시선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한때 '가격은 싸지만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차'에 가까웠던 중국 차는 이제 가격과 기술, 상품성을 함께 따져보는 비교군이 됐다. 당장의 성과가 장기적인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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