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0억 달러 들여 14.8GW 추가계약
최신형 원전 10기 가동량 맞먹어
하이퍼스케일러 외 자체 AI칩 개발
K칩, 메모리·파운드리 수혜 기대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1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5170억 달러(약 700조 원) 규모의 컴퓨팅(연산) 용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추론 능력을 가동하려면 막대한 컴퓨팅 용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컴퓨팅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인 AI 서버를 공급해온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수혜가 기대된다.
디인포메이션은 6일 앤트로픽이 지난 11개월 동안 맺은 컴퓨팅 용량 구매 계약 규모가 전력 기준 14.8GW(기가와트), 금액 기준으로 51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앞으로 10년간 이 금액을 투입하게 된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10월 이전에 확보한 컴퓨팅 용량은 1~2GW에 불과했지만 이후 11개월간 최소 14.8GW를 추가로 확보했다. 컴퓨팅 용량 14.8GW는 한국 최신형(APR1400급) 원전 10기 이상을 가동해야 나오는 용량이다. 인구수 기준으로 2600만 명 규모 대도시가 쓰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컴퓨팅 능력을 가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돌리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컴퓨팅 용량은 전력량 단위로 평가한다.
금액 기준으로도 1년 만에 급증한 수치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12월 투자자들에게 밝혔던 2029년까지의 서버 임차 비용은 1800억 달러였다. 10년간 지출할 5170억 달러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연간 AI 설비투자 수치와 비교하면 약 24~36%에 해당한다. 다만 빅테크의 투자금에는 범용 클라우드, 물류, 소비자용 하드웨어, 사무시설 등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컴퓨팅만 기준으로 따졌을 때 앤트로픽의 투자 규모가 빅테크에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11개월간 맺은 거래 중 가장 큰 계약은 아마존과 구글이 앤트로픽에 제공하는 11GW 규모 계약으로 10년간 3000억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11월 MS와 '애저' 서버 1GW 임차에 300억 달러, 올해 5월 스페이스X와 최대 450억 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다.
앤트로픽은 직접 AI 칩을 구매하며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나섰다. 올해 4월 브로드컴과 구글이 생산하는 텐서처리장치(TPU), 7월에는 AMD 칩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클라우드 스타트업 플루이드스택과 미국 텍사스·뉴욕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5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10월 말 또는 11월 초 상장을 앞둔 앤트로픽의 컴퓨팅 용량 규모에 관심을 집중해왔다. 충분한 컴퓨팅 용량을 확보해야 AI 모델 개발과 운영 경쟁에서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최대 라이벌인 오픈AI 역시 내년 초 상장을 앞두고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2030년까지 30GW, 최대 7500억 달러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합작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사업이 합작사 갈등으로 지연됐지만 최근 오픈AI가 직접 설계와 구축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미국 조지아주 사업을 재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된다. 7월 앤트로픽 측은 이들과 공급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앤트로픽과 파운드리는 물론 브로드컴 설계를 통한 앤트로픽 자체 칩 제조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앤트로픽의 주요 파트너인 엔비디아와 최신형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서울경제>
(0)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