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사일언] 항상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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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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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초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다. 그 아이는 머리를 반듯하게 양 갈래로 나누어 땋고 핑크색 상의와 하얀 바지, 리본이 달린 구두를 신고 다녔다. 주로 검은 운동복 차림으로 등교하고 일기를 자주 미루던 나는 민지가 좋았다. 받아쓰기를 잘하는 똑똑한 민지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을 나도 보고 싶었다. 같이 놀 때면 나에게도 꼭 분홍색이 묻을 것 같달까. 내 차림 때문인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아마 영영 모르겠지만 그날부터 우리는 서먹해졌다. 부모님이 장사하느라 바빠 하교 후면 나는 혼자 있거나 엄마의 친구가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 맡겨졌고, 민지는 핑크색 옷을 입은 엄마를 따라 흰색 차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떠났다. 이제는 그 아이의 이름이 정말 민지였는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정말 있었던 일인지조차 헷갈릴 만큼 나이를 먹었다. 그래도 그날의 기억은 비교적 선명하다. 허무하고 심심해서 신발 주머니를 뱅뱅 돌리며 운동장을 걷던, 고개를 숙이고 마른 풀을 손으로 짚어보던 아이. 이 마음을 외로움이라 불러도 되는지 몰랐던 검은 어린이. '떠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이별 앞에서 내가 택한 방식이다.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멀어지더라도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연락해볼 수 있는 사람,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 심지어 수십 년 만에 웃긴 영상을 보내도 티 없이 웃을 것 같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누군가 내 기억 속 오래된 놀이공원에 다시 찾아와도 입장료를 받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어떻게 멀어졌든 함께한 그 자리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아마 남겨지는 법을 오래 배웠기 때문일 거다. 만나면 헤어진다. 어쩌면 그 간단한 이치가 버겁고 서글퍼서, 아무도 나를 두고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나는 평생에 걸쳐 그 사실로부터 보기 좋은 방식으로 도망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민지는 잘 지낼까. 나는 지금 전보다 밝은 옷을 입고 있는데. 피아노 학원 째고 그때의 민지와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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