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일 안에 못치면 홀가분해서…그 다음에 더 잘칠 수도 있어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 4일 광주 KT 위즈전을 앞두고 미소를 짓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코치의 최연소 40홈런 도전까지 딱 사흘 남은 상황. 8월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딱 1개의 홈런이 필요했던 상황. 마지막 3연전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의미심장한 한 마디였다.
그만큼 팬들과 언론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김도영은 실제로 이승엽의 신기록 도전에 실패한 6일 광주 KT전 직후 부담이 됐다고 토로했다. 4~5일 KT전서 평소와 좀 달랐다. 6타수 1안타라는 결과를 떠나서 김도영답지 않게 힘이 잔뜩 들어간 스윙, 자신의 히팅 존이 아닌데 급하게 방망이가 나가 범타로 물러나는 모습이 보였다.
이범호 감독도 어쩌면 이를 예상했을 수도 있다. 김도영이 진짜 좋은 선수인 건, 가장 욕심이 날 수 있었던 마지막 날에 오히려 가볍게 스윙해 4안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마지막 타석에선 욕심을 냈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됐다. 김도영은 이승엽 도전에 실패한 직후, 첫 경기서 곧바로 홈런을 터트렸다.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1-4로 뒤진 6회초에 선두타자로 등장, 삼성 미야모리 사토시의 초구 149km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통타,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최연소 40홈런은 갈아치우지 못했지만, 1999년 이후 27년만에 타이거즈 40홈런이 나왔다. 타이거즈 국내타자 중에선 최초의 40홈런이다. 또 KBO리그 전체를 봐도 2018년 김재환 이후 무려 8년만에 국내 40홈런타자가 탄생했다.
김도영으로선 아무래도 최연소 기록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기 때문에 야구 그 자체에만 집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범호 감독의 얘기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김도영의 심리, 성격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라서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두고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선수라고 한 적이 있다. 40홈런은 시작이고, 올해 3-40-100-100도 유력하다. 50홈런을 넘어 이승엽 코치의 56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도 했다. 최연소 40홈런 실패는 아무 것도 아니다. 김도영은 김도영의 야구를 하면 된다.
김진성 기자(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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