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산업단지 미분양 사태 적용됐던 제도
'道·춘천시, 심사 및 수의계약 방식 전환 요구
국토교통부, 형평성 명분 들어 난색'
강원특별자치도와 춘천시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 중인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조성이 분양 방식을 둘러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의 갈등으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기반 구축에만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강원 최대의 미래 산업 거점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히며 대거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분양 방식 결정 권한을 쥐고 있는 국토부는 현행 '추첨제(제비뽑기)''만을 고수하며 행정 편의주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자칫 운에 따라 국가 첨단 산업의 향방이 결정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질 위기에 처했다. AI 및 데이터 산업은 속도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은 분초를 다투며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리플렉션AI 등 수열 클러스터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올해 안으로 계약 체결을 강력히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국토부와의 협상 데드라인을 '9월 이내''로 설정하고 전력을 다하는 것은 대기업 유치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절박함의 방증이다.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확정적인 입지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들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은 순식간에 해외나 국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형평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의계약''이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 심사 방식 전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과거 산업단지 미분양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추첨 방식은, 수많은 기업이 입주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첨단 산업 클러스터의 현재 실정과 전혀 맞지 않는다. 춘천시가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다는 법률 자문 검토 결과까지 제출했음에도 규정에만 매달리는 국토부의 답답한 행정은 지역의 미래 파급력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다. 산업단지 분양은 단순한 땅장사가 아니다. 어떠한 기업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산업 생태계의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다.
단지 AI데이터센터만 운영하는 외국계 자본보다 국내 대기업 연계 데이터센터는 도내 인재 채용, 지역 기업과의 상생 협력, 연쇄적인 추가 투자 등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오직 추첨으로 무작위 기업을 선별하는 것은 지역 산업 발전의 기회를 로또 당첨 같은 우연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정부는 입만 열면 '규제 혁신''을 외쳐왔다. 국가 첨단 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행정''이 필수적이다. 법적으로 수의계약이나 심사를 통한 지정이 가능함에도 형평성 논란을 두려워해 제비뽑기를 고집하는 것은 국토부의 무소신과 보신주의를 드러낼 뿐이다. 국토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열 클러스터 분양 방식을 조속히 심사 및 수의계약 방식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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