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등 276억캐나다달러 규모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전쟁에 정면 대응한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는 막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15·25·50%의 관세를 부과한다. 대상은 철강과 알루미늄, 유제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제지, 전자제품 등이며 수입액 기준 276억캐나다달러(약 200억달러) 규모다.
기존에 25%의 보복관세가 적용됐던 상당수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는 관세율이 50%로 인상된다. 가구와 의류 등에도 50%,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과 가전제품 등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오토바이와 화장품 등 소비재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22일부터 276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이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율과 대상 금액에 맞춰 '달러 대 달러, 세율 대 세율' 방식으로 보복관세를 설계했다.
미국산 제품의 대캐나다 수출 비중이 큰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 지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어서 캐나다가 미국 내 정치·경제적 압박을 높이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시절 무역·대미 관계 선임 고문을 지낸 브라이언 클로는 "캐나다의 보복관세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무역전쟁의 비용을 체감하도록 해 워싱턴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유인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최근 수주간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양국이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하고 세부 사항을 확정할 시간을 사흘간 부여했지만,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양국은 협상 무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캐나다는 미국이 자국의 주권과 자동차·중대형 트럭 등 핵심 산업을 침해할 수 있는 요구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은 캐나다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합의를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캐나다의 보복관세에 추가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추가 관세는 물론 일부 캐나다산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대상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올리고 자동차 부품에도 내년 1월부터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직 이를 시행하기 위한 공식 절차는 밟지 않았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캐나다 자동차·철강·알루미늄 산업의 경쟁력을 보장하지 않는 합의에는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주 "미국이 준비되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지속 가능한 합의를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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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관세가 캐나다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미국의 관세와 캐나다의 보복 조치, 관련 지원 정책을 합친 영향으로 캐나다의 경제 생산이 기존 전망보다 약 0.3%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과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미국)=황윤주 특파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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