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전 떠난 남편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생명의 물' 선물

36년 전 떠난 남편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생명의 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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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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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뜻 이어가는 추모기부 확산 세상 먼저 떠난 남편 추모하기 위해, 말라위-르완다 등 식수 시설 지원 생전 스스로 기부 약속하는 사례도 굿네이버스, 상담-집행-보고 지원… 세무-금융 분야 자문 등도 제공 '내가 가진 재산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덕분에 일군 것이라 생각해 남편의 이름으로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정숙자 씨(85)는 지난해부터 36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이정식 씨의 이름으로 '추모 기부'를 하고 있다. 추모 기부는 고인이 된 가족의 뜻을 기리기 위해 조의금이나 유산 등을 고인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나눔 방식이다.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생전에 약정하거나, 사후에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기려 공익 목적을 위해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유산 기부' 중 하나다. 정 씨는 TV에서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해 흙탕물을 섭취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주민과 아동의 모습을 본 뒤 2020년부터 굿네이버스에 소액 후원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재건축으로 얻게 된 자산을 남편의 이름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다. ● '평생 받은 과분한 복 나누고파' 유산 1억 원 기부 정 씨는 기부를 통해 아프리카 10개국에 식수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말라위, 르완다, 카메룬, 우간다, 차드, 잠비아, 탄자니아 등 7개국에 식수 시설을 통한 깨끗한 물을 선물했다. 정 씨가 기부한 금액은 이달까지 총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그는 '재건축으로 뜻하지 않게 많은 재산을 얻게 됐는데 나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추모 기부를 통해 굿네이버스 유산 기부자 모임인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7월 향년 10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주영(가명) 씨도 유산 1억 원을 기부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광복과 6·25전쟁 등을 겪은 그는 굿네이버스에 보낸 편지에서 '어린 시절 먹을 것이 없어 고통받았고 질병 앞에서 속수무책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살았다'면서 '세계 곳곳의 기아와 질병, 재난을 접할 때마다 어린 날의 기억과 겹쳐 가슴이 아프다'고 기부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평생 살아오며 받은 과분한 복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다'며 '기부금이 기아와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생명의 물과 같은 도움이 되고,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게 하는 작은 빛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기부금은 굿네이버스가 개발도상국에서 운영하는 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 유산 기부자 위한 법률·세무 등 자문 제공 굿네이버스는 이들처럼 유산 기부를 희망하는 후원자의 마지막 약속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기부 상담부터 집행, 사후 보고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유산 기부는 유언 공증, 보험 수익자 변경, 조의금 기부, 기부 신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기부 신탁은 기부자가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등의 자산을 은행과 공익단체 등에 맡겨 생전에는 운용 수익으로 생활하고, 사후 남은 자산을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유산 기부를 이행하기로 서약한 이들을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 회원으로 위촉한다. 2019년 9월 발족한 이후 현재까지 72명이 회원으로 등재됐다. 회원이 되면 기부 약정 및 유언장 작성부터 유언 집행, 사업 수행과 결과 보고까지 유산 기부의 절차를 체계적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앤장사회공헌위원회, 법무법인 신우, 삼성증권, 하나은행, 한국토지신탁 등과의 협력을 통해 유산 기부 관련 법률, 세무, 금융 분야 자문도 제공된다. ● '유산 기부 활성화 위한 세제 혜택 필요' 한국에선 유언장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유산 기부에 대한 인식이 낮아 유산 기부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유산 기부가 활성화되기 위한 세제 혜택 등 정책적 지원도 미비한 상황이다. 올 3월 국회에는 공익법인 등에 출연한 재산이 상속세 과세가액의 10%를 초과하는 경우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해외에선 세제 혜택을 연계해 유산 기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유가족이 유산의 10%를 기부하면 상속세 10%를 면제받는다. 굿네이버스는 '유산 기부를 개인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사회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굿네이버스는 13일 유산 기부의 날을 맞아 '리멤버, 굿네이버스' 추모 기부 캠페인을 진행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 등을 기리며 이들의 이름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캠페인을 통해 추모 기부에 참여하면 가족의 사진으로 제작된 아크릴 액자를 받는다. 후원금은 굿네이버스를 통해 국내외 소외된 아동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소중한 가족, 이웃과 함께한 기억을 나눔으로 이어가는 것은 그 사랑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뜻깊은 방법'이라며 '이러한 마음이 도움이 필요한 전 세계 아동과 가정에 힘이 되도록 다양한 나눔의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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