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8시 재즈 가수 말로의 공연이 예고된 클럽 야누스. 70여명의 관객으로 북적이는 홀 앞 무대로 말로와 밴드 멤버들이 등장했다. 스탠딩 마이크를 잡은 말로가 양손으로 실을 자아내듯 두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스캣(뜻이 없는 말로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프레이즈)을 뱉어내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국내 가장 오래된 '토종' 재즈 클럽 야누스가 오는 15일 재개관 1주년을 맞는다. 야누스는 1978년 서울 신촌에 문을 열었다.
야누스 입구엔 '재즈 볼모지였던 한국은 국제적 페스티벌을 여럿 거느릴 만큼 울창한 재즈의 숲이 됐다. 야누스 는 그 숲을 만든 처음의 나무다'라고 적혀있다. 가수 말로와 이주엽 대표는 처음의 나무를 가꾸는 사람들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3일 오후 8시 재즈 가수 말로의 공연이 예고된 클럽 야누스. 70여명의 관객으로 북적이는 홀 앞 무대로 말로와 밴드 멤버들이 등장했다. 스탠딩 마이크를 잡은 말로가 양손으로 실을 자아내듯 두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스캣을 뱉어내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국내 가장 오래된 '토종' 재즈 클럽 야누스가 오는 15일 재개관 1주년을 맞는다. 야누스는 1978년 서울 신촌에 문을 열었다.
한국 재즈 보컬리스트의 대모 박성연이 '마음껏 노래하는 공간이 갖고 싶다'는 열망으로 사재를 털었다. 연주자 대다수가 생계를 위해 대중가요 반주를 전전했던 시절 즉흥 연주가 허락된 야누스 무대는 당시 한국 재즈계에 사막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경영난은 늘 야누스의 발목을 붙잡았다. 워낙 재즈 관객 층이 두텁지 않았던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박성연 이후 2015년부터 경영을 맡아온 홍세존 에반스 대표와 가수 말로는 지난해 적자 누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이때 JNH뮤직 이주엽 대표가 인수를 결정, 지난해 9월 15일 광화문에 야누스가 개점하며 역사가 다시 시작됐다. 2018년 야누스 40주년 공연 당시 함께 무대에 섰던 말로와 한국 재즈계의 대모 박성연. 지난 3일 야누스에서 만난 이 대표는 '1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입을 뗐다.
'낮엔 본업인 레이블 일을 하고 저녁엔 야누스로 왔어요. 처음엔 걱정 많이했죠. 인수하며 융자를 많이 냈거든요. 다행히 입소문이 났는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금,토는 항상 만석이고 평일 손님도 꾸준히 늘고 있어요. ' 그는 업계 동료이자 친구인 홍세존 대표의 제안을 받고 야누스 운영을 맡게 됐다. 당시 홍 대표는 모든 악기와 시설, 권리비 등을 받지 않겠다면서 인수를 권했다. 이 대표는 '언젠가 뮤지션들이 마음껏 음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상상이 갑자기 현실이 됐다'고 했다.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인수 직후 이 대표는 야누스의 위치를 당시 압구정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광화문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그는 '다시 강남으로 눈을 돌리던 차에 명도 소송이 막 끝나서 나온 매물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그게 지금의 야누스'라고 말했다. 난생 처음 시작한 음식점 영업도 어색했다.
말로는 '첫날 장사 때는 멀쩡하던 맥주 호스가 터지고, 주문이 밀리고 난리도 아니었다'면서도 '그래도 다행히 모든 손님들이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표정으로 앉아계셔서 한편으론 좀 느긋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야누스를 찾는 손님은 점점 늘고있다. 두 사람은 '음악 본연에 충실한 뮤지션 라인업이 한몫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1년 간 마리아킴, 임미정, 이지영, 찰리정 등의 재즈 뮤지션 뿐 아니라 정미조, 이희문, 함춘호 등 작은 클럽 무대에서 보기 힘든 아티스트까지 야누스를 찾았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1주년 기념 공연에는 싱어송라이터 김현철, 일본 재즈 보컬의 대표 주자 게이코 리 등의 공연이 예정돼있다. 이 대표는 '인맥을 총동원했다'고 했다. 매주 한 번씩 야누스 무대에 서는 말로는 '박성연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도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 뮤지션은 다시 무대에 안 세울 정도로 굉장히 깐깐했는데, 그 전통을 이어 이 대표 역시 라인업을 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야누스에 오면 음악 퀄리티는 보장 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뮤지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전환점이 됐다.
이 대표는 '미국의 재즈클럽 '블루노트'처럼, 야누스도 관광명소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며 '실제로 지난 1년 간 광화문 주변 호텔에 투숙하는 외국인들이 이 곳을 찾기도 했고 주변 회사원들을 위한 단체 대관 공연 등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한국 재즈의 미래가 밝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무대에 설 뮤지션들을 찾다보면 정말 실력 좋은 친구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며 '조만간 한국에서도 재즈 수퍼스타가 나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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