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있던 석탑들, 10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던 석탑들, 10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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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이전하는 문화유산들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 가까이 타향살이를 해온 고려시대 석탑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간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놓여 있던 보물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이 강원도 원주의 거돈사지 옛터로 이전된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위원회 건축유산분과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서울에 있는 석탑을 해체해 거돈사지로 옮기는 세부 계획 안건을 심의해 가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해 온 통일신라 시대 팔부중상 석탑 면석도 원래 자리인 경주 인왕동사지로 돌아간다. 현재 인왕동사지에선 동서 삼층석탑 복원이 추진 중이다. 탑이 복원되면 중앙박물관이 보관해 온 상층 기단 면석 4매가 제자리를 찾게 된다. 국가유산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재 이관 협의를 마쳤고, 지난해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놓은 면석을 올해 중 석탑 복원 현장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국중박 떠나 고향 가는 석탑들 국립중앙박물관을 지키던 국보·보물 석탑과 탑비가 하나둘 서울을 떠나 고향 땅을 밟고 있다. 지역 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문화유산 제자리 찾기'가 결실을 보는 모양새다. 원주 거돈사지 원공국사탑은 고려 시대 승려 원공국사 지종(930~1018)의 사리탑이다. 고려 전기를 대표하는 팔각 사리탑이지만, 오랜 세월 타지를 유랑해야 했다. 일제강점기 한 일본인 개인 집으로 넘어갔다가 1948년 경복궁으로 옮겨졌고,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이은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 소장 유물이 됐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함께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거돈사지 옛터에는 탑비(승려의 행적을 기록한 비)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원주시 측은 '100년 가까이 떨어져 있던 탑과 탑비가 이제야 제자리에서 만나게 됐다'며 환영했다. 앞으로 탑은 이전 실시설계 등을 거쳐 원래 위치인 원주시 부론면 거돈사지 옛터로 이전될 예정이다. 경주 인왕동사지 석탑 면석 이전도 수년간 이어진 노력의 결실이다. 인왕동사지는 신라 궁궐인 월성 남쪽, 옛 신라 수도의 핵심 구역에 자리했던 사찰터로 2016년 사적으로 지정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중앙박물관에 있던 면석은 석탑 복원에 가장 핵심적인 부재'라고 했다. 유적지 근처 지방 국립박물관으로 원래 있던 절터는 아니지만, 유적이 속한 지역의 지방 박물관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내년 개관하는 국립충주박물관에는 국보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과 보물 '충주 정토사지 홍법국사탑비', 보물 '제천 월광사지 원랑선사탑비' 등 3점이 이전될 예정이다. 앞서 2017년에는 보물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이 국립나주박물관으로 옮겨져 88년 만에 고향 품에 안겼고, 2018년에는 국보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국립진주박물관 야외 전시장으로 이관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지방 박물관으로 유물을 임시 이관하는 것은 중앙박물관 소장품 지위를 유지한 채 전시 장소만 옮기는 것이지만, 원래 유적지로 돌아가는 유물은 국중박 소장품에서 제외돼 관리 주체도 해당 지자체로 이전된다'고 말했다. '지속 관리 가능한 사적이어야' 이 석조 유물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전국 각지 절터에서 수집해 경복궁으로 옮겼던 것들이다. 일부 지자체는 '문화유산은 본래의 자리에 있어야 그 가치가 온전해진다'며 이전을 요구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동안 석탑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보존 인력이나 장소가 없는데 지자체장 실적을 위해 돌려달라는 경우도 많았고, '하나를 내주면 다 내줘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연한 태도로 전환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탑을 옮길 수 있는 원래 주소지와 관리주체가 확실하고, 사적으로 지정돼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해야 하며, 유물이 안전하게 전시·보존될 수 있는 환경인지 충분히 검토하고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이전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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