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0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이 이재명 대통령 연임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했던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정 관계에 대해서도 "민심을 직언하며 확고하게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지도부가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며 국정 동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의식해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요 정책 과제에는 "여야가 없다"며 손을 내밀기도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협치라는 말 뒤엔 야당을 향한 겁박이 숨어 있다"며 날을 세웠다.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0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김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며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 선택 문제"라는 발언 논란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개헌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국민의힘의 동참도 촉구했다. 김 대표는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도 이날 공개된 외신 인터뷰에서 개헌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당청이 개헌 추진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더욱 적절히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당정 간 '창조적 수평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역대 정부의 경험을 거쳐, 대통령이 당론 결정에 참여하고 당이 인사를 추천하는 원칙을 수립했다"며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당정 일치는 책임 정치와 정치 안정의 안전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 수행에 대한 엄정한 평가의 시간이 왔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당정 모두 심기일전의 각오로 다시 뛰겠다"면서 "민심을 직언하며 확고하게 지원하는, 책임 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했다. 당정이 협력하되 민심 전달과 견제 기능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1야당과의 협치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영역을 하나씩 만들고 두 개씩 넓혀 가자"며 "청년정책 주거정책은 굳이 여야를 무 자르듯 자를 이유가 적다"고 했다. 이어 기존 본회의장 좌석 당별 배치를 가나다순으로 바꿔 섞어 앉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야당과의 협치를 거론하지 않았던 정청래 전 대표의 지난해 교섭 연설과는 사뭇 다른 기조다.
하지만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의 반응은 차가웠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헌의 전제는 간단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불가 선언만 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자화자찬으로 시작해 이재명 대통령 찬양으로 끝나는 '정권 용비어천가'였다"며 "협치라는 말 뒤에는 야당을 향한 겁박이 숨어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가 개헌론을 재점화한 데 대해서도 "비현실적 얘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중요한 민생 문제는 빼놓고, 뜬금없는 개헌 얘기를 했다"며 "권력 개편 논의의 전제는 이 대통령이 임기 연장은 없다는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의도 자체가 불순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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