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인한 채무를 25년간 홀로 감당하며 두 자녀를 키워낸 남편이 자녀들의 독립 후 이혼을 결심했지만 재산분할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25년째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대학 시절 창작 동아리에서 아내 B씨와 만나 결혼했다고 한다. 결혼 후 A씨는 교직 생활을 시작했고 B씨는 지인의 투자를 받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에는 순탄하게 풀리는 듯했으나 거액의 사기를 당하며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럼에도 B씨는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사업을 연달아 벌였지만 매번 실패로 끝났고, 집안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A씨는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두 아이의 양육과 가사 노동까지 혼자 짊어져야 했던 반면, 사업에만 몰두한 B씨는 가정을 전혀 돌보지 않았다.
A씨는 "아내는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클 때까지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아내의 사업 실패로 생긴 빚까지 감당하면서 25년을 버텼다"고 했다.
이어 "이제 두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됐고, '아빠, 이제는 아빠가 원하는 대로 사세요'라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나서야 오랜 고민 끝에 이혼을 결심했다"고 했다.
문제는 재산분할이었다. A씨 부부가 모았던 재산은 아내의 사업 빚을 갚는 과정에서 대부분 사라졌고 현재 남아 있는 재산은 아파트 두 채 정도라고 한다. 한 채는 A씨 명의, 다른 한 채는 처제 명의인데 B씨는 처제 명의 아파트는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A씨 명의 아파트만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A씨의 공무원 연금과 퇴직수당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언에 나선 김미루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이 각 규정하고 있는 퇴직급여는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사연자분이 많이 억울하신 부분이 있고 아내가 상당히 가산탕진을 해 왔다고 보이긴 하나 25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했기 때문에 예상퇴직연금이 분할대상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다만 판결이 아니라 조정단계에서 여러 사정과 기여도를 고려해 서로 협의해 쌍방 연금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조정한다면 연금 수급권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퇴직수당에 대해서도 "재산 분할 대상이 된다"면서 "하지만 연금법에 따라서 별도로 연금공단에다가 분할 청구를 할 수는 없고,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해 계산하게 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처제 명의 아파트의 경우 실제 부부 돈으로 마련한 재산이라는 점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며 "명의신탁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실질적으로 타인 명의 아파트이기 때문에 아파트 자체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삼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아파트를 살 때 부부의 돈이 들어간 사실이 확인된다면 해당 금액을 처제에게 빌려준 돈으로 보는 등 재산분할에 반영할 여지가 있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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