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출신'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
"홍콩, 중국 본토 연결 등 강점 분명해"
"기술 허브될 것... 한국과 협력 바란다"
"10년 뒤에는 세계가 홍콩을 금융 중심지인 동시에 기술 허브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금융과 기술이라는 두 정체성은 양자택일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로 결합된 홍콩의 경쟁력으로 인식될 것입니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은 2일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홍콩이 그리는 미래를 이렇게 설명했다. 금융과 기술을 결합해 홍콩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3년 11월 홍콩 정부의 투자 유치 전담기관인 홍콩투자청 수장에 취임한 그는 금융 전문가 출신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PPE)를 공부한 뒤 중국계와 다국적 금융기관에서 기업금융과 리스크 관리, 핀테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라우 청장은 홍콩만의 강점으로 "중국의 일부이지만 완전히 국제적인 도시라는 점"을 꼽았다. 홍콩이 중국 본토와 다른 법률·관세·금융 제도를 운영하며 세계의 자본과 기업이 드나들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는 의미다. 홍콩에서는 기업 간 계약과 분쟁을 처리할 때 영미권 기업에도 익숙한 보통법 체계를 적용하고, 외환 통제가 없어 자금을 자유롭게 들여오고 내보낼 수 있다. 기업공개(IPO)가 활발한 증권시장과 금융·법률·회계 전문가들이 밀집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로서 본토 시장과 바로 연결된다. 특히 중국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묶은 웨강아오 대만구(GBA)의 관문에 자리하고 있다. 라우 청장은 "홍콩에 진출한 기업은 홍콩의 자본시장과 법적 안정성, 대만구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도시나 제조도시가 단독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운 강점"이라고 말했다.
홍콩이 국제금융도시를 넘어 혁신·기술 허브로도 자리할 것이란 자신감의 배경에는 최근의 경기 흐름도 있다. 홍콩 정부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다. 5년 만에 가장 높은 반기 성장률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전자제품에 대한 세계적 수요가 상품 수출을 끌어올린 데다 내수도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결과다. 라우 청장은 "세계 기술 교역의 호조에 힘입어 홍콩 경제에 강한 성장 동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기술 허브가 되려면 해외 기업 유치가 중요하다. 홍콩 정부는 이를 위해 정부 출자 한도가 100억 홍콩달러(약 1조7,151억 원)인 혁신기술산업지향펀드(ITIF)를 통해 AI·로봇, 생명·헬스테크, 반도체·스마트기기 등 전략 산업으로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나 연구개발센터, 혁신센터, 첨단 제조기지 등 실질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해외 기업도 투자 대상이다.
홍콩투자청이 한국을 관할하는 주도쿄 홍콩경제무역대표부와 함께 최근 한국 기술기업 12곳을 홍콩으로 초청한 것은 한국에 보내는 강한 '러브콜'이다. 이번 서면 인터뷰도 한국일보가 이 초청 프로그램에 동행 취재하면서 이뤄졌다. 라우 청장은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로 AI와 로봇, 정밀공학, 전자, 바이오를 꼽으면서 "한국이 이들 분야에서 보유한 경쟁력은 홍콩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산업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에,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특히 크다"고 말했다.
(0)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