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은 신(神)이 이스라엘에 약속한 땅이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각종 폭력을 행사하는 극단주의 정착민 청년 집단 '힐톱 유스(Hilltop Youth)'가 세력을 키우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이들의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지역의 안정을 깨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엄정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힐톱 유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스마트폰 등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서안 내 황무지에서 유목민처럼 생활한다. 이들은 성경 '민수기'를 근거로 요르단강 서안이 이스라엘 영토라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한 폭력도 이에 근거해서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집 앞을 가로막고, 차를 부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들이 소유한 가축을 죽이기도 한다. 팔레스타인 주민의 주택, 농지, 이슬람 사원(모스크) 등에 불을 지르고 건물에 히브리어로 '복수'라는 글도 남긴다. 힐톱 유스에 관한 소식을 공유하는 한 소셜미디어에는 올 7월 중순 이후 이들의 폭력으로 최소 5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건물 45채와 차량 47대, 건물 45채가 불탔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힐톱 유스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계 주민을 상대로도 폭력을 행사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친구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5일 요르단강 서안을 찾았다. 허커비 대사는 힐톱 유스 같은 이스라엘 불법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를 '테러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의 폭력을 근절하는 게 이스라엘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 서안 내 약 100곳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철거를 지시했다. 다만 다음 달 27일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지시가 실효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그간 이스라엘 정부가 상당수 불법 정착촌을 시간이 지나 정식 정착촌으로 승인했고 가해자에 대한 체포 및 기소 또한 드물었기 때문이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의식해 불법 정착민에게 강경 일변도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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