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매출 순위 20위→11위 수직 상승
국적기 외형 성장, 국민 이동 주권과 직결
고유가 극복 동력 화물 사업, FSC 3위로
공정위 승인 못 받은 마일리지 통합도 과제
12월 17일로 확정된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꼭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합병 전 글로벌 항공사 순위 20위(매출액 기준)였던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33위)을 품고 단숨에 11위 수준으로 비상한다. 외형 확대를 넘어 노선 다양화와 화물 경쟁력 증대가 기대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마일리지 통합과 양사 간 화학적 결합 완수는 남은 기간 동안 해결 과제다.
연 매출 23조 '메가 캐리어'로 승급… '이동 주권 강화'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단순 계산 시 통합 대한항공의 연 매출액(2025년 실적 기준)은 170억 달러(약 23조 원) 이상이라 세계 10위 터키항공을 턱밑까지 추격한다. 항공기는 약 230대, 취항 도시는 120여 개로 늘어난다. 통합 전 2,700만 명 정도인 연간 여객 수송량은 55% 이상 증가해 4,000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등과 경쟁하던 대한항공은 통합 후 에미레이트항공이나 터키항공 등 '초대형 체급'과 겨루게 된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은 국적 항공사의 덩치가 커지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체급이 커진 국적기는 국민의 이동 주권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동일한 노선을 비슷한 시간대에 경쟁하던 구조를 개선해 기존 노선은 운항 요일과 시간대가 다양해지고 신규 노선이 늘어난다. 대한항공이 속한 글로벌 항공동맹 '스카이팀' 내 협상력이 올라가는 것도 고객 편익에 긍정적이다. 해외 여행객 환승 수요도 끌어들여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노선 재편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이 1일부터 매일 1회 신규 취항하는 인천~일본 고베 노선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원하던 '틈새 직항로' 개설이다.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도 신규 취항지가 늘어나면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는 직항 네트워크가 더 촘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이후 합리적인 노선 운영과 스케줄 편성으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 극복 견인한 화물 사업, 글로벌 톱5 진입
화물 경쟁력도 강화돼 명실상부 세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는 매각했지만 여객 노선의 '벨리 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확대로 화물 공급력이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페덱스·UPS 등 물류 기업을 제외한 일반 대형항공사(FSC) 중에서는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에 이어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 사업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글로벌 항공업계가 고유가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오히려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화물 매출만 1조5,419억 원으로 46.1% 늘어난 덕이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으로 반도체, 배터리 등 항공운송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송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대형·중량 화물 운송 노하우가 더해져 대형 변압기 등 특수 화물 시장도 선점했다. 전 세계적 K뷰티 인기에 화장품 등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호재다.
항공 화물 시장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대한항공은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 '웹카고' 도입으로 고객 편의를 높이고 인천공항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의 화물터미널 현대화를 통해 물동량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진행 중이다.
화학적 결합·마일리지 통합 해결해야
남은 과제도 있다. 물리적 결합을 뛰어넘는 양사의 화학적 결합이 첫손에 꼽힌다. 운항·객실 승무원의 인사·급여 체계와 기업 문화가 서로 다른 점이 갈등의 뇌관이다. 보잉 중심의 대한항공과 에어버스가 주력인 아시아나항공의 기종 관리 및 기내 서비스 매뉴얼 통합 역시 고난도 작업이다.
대한항공은 올 3월부터 새 기업 가치 체계 'KE Way'를 구심점으로 내부 교육·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조직 문화 쇄신에 힘쓰고 있다. 인재개발원을 시작으로 정비본부, 종합통제본부, 해외운항지원센터 등 일부 부서에서 업무 공간을 통합해 협력 체제도 갖췄다. 양사가 유대 강화를 위해 합동 사회 공헌 활동 등 교류 기회도 늘려가고 있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마일리지 통합 방안도 여전한 숙제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전용 및 보너스 좌석 공급 대책과 소멸 마일리지 최소화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두 차례 통합안을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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