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속도 내는 중국, 절박하지 않은 한국

[데스크 칼럼] 속도 내는 중국, 절박하지 않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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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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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은 포르쉐, 옆은 현대자동차, 뒤는 랜드로버.' 2020년대 초만 해도 베이징·상하이 모터쇼를 다녀온 이들은 하나같이 중국 자동차의 엉성함을 얘기했다. 다른 브랜드를 짜깁기한 듯한 디자인부터 뒤떨어진 성능까지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해마다 중국 모터쇼를 다닌 한 부품사 대표는 올해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을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옛날얘기'라며 '이제 우리가 앞서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CXMT 점유율 10%의 충격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업체는 중국 비야디(BYD)다. 그들의 안방인 중국 시장을 빼고 계산해도 3위다. 2위는 지리자동차, 7위는 체리자동차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순위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기존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시장도 안전하지 않다. 더 이상 중국 차를 조롱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돌이켜보면 조선, 철강, 가전, LCD(액정표시장치), 배터리 등 많은 산업에서 비슷한 역사가 반복됐다. 한국의 마지막 버팀목은 반도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공개되자 한국 반도체업계가 충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1년 전 점유율은 4%에 불과했다. 2~3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2028년이 돼야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속도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도 안심할 수 없다. CXMT는 내년부터 5세대 HBM을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2024년 양산한 제품이다. 격차는 3년밖에 나지 않는다. 中 반도체 굴기 대비해야 현재 성적표만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 반도체 업체 뒤엔 든든한 내수시장이 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고 치킨게임이 벌어질 때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정부도 있다. 어느 순간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중국에 가한 제재를 해제한다면 한국 반도체에는 재앙이다. 한국엔 어쩌면 2~3년의 세월만 남았을지 모른다. 그사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벌려야 한다. 생산량에서도 중국 업체를 압도해야 한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일 때를 대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지만 한국이 절박한지는 의문이다. 정부 고위 인사들은 반도체 활황이 구조적이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덕에 세수가 늘자 씀씀이를 늘릴 뿐 불황에 대한 대비는 뒷전이다. 반도체 기업이 공장을 한시라도 빨리 짓겠다고 뛰는 와중에 고용노동부는 신규 공장 건설에 따른 인력 배치 전환은 쟁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지침을 내놨다. 반도체 기업 노조가 공장 신설에 반대하는 파업을 할 명분을 준 것이다. 야당은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 수장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한다. 여당은 연구직의 근로시간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을 두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노동계 눈치만 보고 있다. 2030년에도 한국은 중국 반도체를 두고 '아직 멀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중국 전기차의 속도전에 당한 역사가 되풀이될까 걱정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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