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글로벌 입장권 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에 국내 프로야구 입장권 재판매 창이 생성돼 있다. 스텁허브 캡처
정부가 입장권 부정 판매에 최대 50배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암표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프로야구 입장권 재판매 창구가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화된 규제가 시행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국내 단속망을 벗어난 해외 사이트로 거래가 옮겨가는 '풍선효과'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 최대 입장권 재판매 플랫폼인 '스텁허브'에 최근 KBO 리그 경기의 티켓 재판매 페이지가 개설됐다. 인기 구단으로 선두권 경쟁 중인 LG와 삼성의 홈경기를 비롯해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KBL) 경기 입장권도 재판매가 예고됐다. 스텁허브는 미국 기업 이베이가 보유했던 티켓 중개 플랫폼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스포츠와 대형 공연의 입장권 거래를 중개하는 곳이다. 또 스위스 기반 재판매 플랫폼인 '비아고고'에도 최근 KBO 리그 입장권 판매 예고 페이지가 열렸다.
해외 사이트에 재판매 페이지가 개설됐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암표 거래가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국내 규제 강화 직후 해외 플랫폼에 거래 창구가 마련되면서 단속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해외 플랫폼을 통한 거래를 적발하고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판매자의 입장권 구매 경로 추적이 어렵고 △재판매 목적으로 표를 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해외 사업자로부터 거래 자료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인기 경기의 입장권을 웃돈을 주고라도 구하려는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거래만 위축되고 해외 거래가 늘어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국내 재판매 사이트(티켓베이 등)와 달리, 해외 플랫폼의 경우 정부나 수사기관이 협조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암표 방지법의 한계가 예상보다 빠르게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풍선효과는 입법 단계부터 우려했던 부분"이라며 "법 구조상 해외 판매 플랫폼 판매에 대한 단속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해외 판매 플랫폼에 대한) 국내 대리인 인증 제도 등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대회의실에서 '암표방지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함께 규제를 악용해 암표 단속을 사칭하는 사기 행각도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단속반이나 입장권 판매자라고 속여 접근한 뒤 "암표 거래로 적발됐다"며 허위 본인인증 절차를 유도하거나 과징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공지를 통해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SNS 메신저를 통한 입장권 거래 과정에서 본인인증 비용이나 과징금 등의 입금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라며 "돈을 송금했다면 즉시 해당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공연법 시행령' 및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재판매 목적으로 입장권을 구매하는 행위(부정 구매)와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부정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정부는 부정 판매된 입장권 수와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판매 금액의 2배에서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차등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암표 근절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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