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칼럼] 변화에 강한 ‘플랫폼형 인재'를 키우자

[이종호칼럼] 변화에 강한 ‘플랫폼형 인재'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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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Sci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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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패권 경쟁 중심에 선 반도체 새학과 신설보다 기존 기반 활용 정부는 교육 인프라에 적극 지원 산업 변화 맞춰 유연한 플랫폼을 반도체는 더 이상 하나의 산업이 아니다.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며 국가 안보와 경제, 교육, 지역발전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산업이 되었다. 정부와 기업, 대학이 반도체 인재 양성에 나서는 이유다. 이제는 인재를 얼마나 많이 양성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거나 새로운 계약학과 설립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와 대학이 협력해 인재를 양성하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첨단산업의 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지금, 새로운 학과를 계속 만드는 방식이 최선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물론 새로운 학과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과거 전력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전기공학이 만들어졌고, 반도체와 정보통신 산업 등의 등장으로 전자공학이 독립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첨단기술은 전자, 재료, 물리, 화학, 컴퓨터공학 등 기존 학문의 토대 위에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는 새로운 학과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교육체계를 발전시키고 산업 변화에 맞는 교육을 유연하게 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부 교육의 본질은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데 있지 않다. 공학수학, 전자기학, 회로이론, 반도체소자, 집적회로와 같은 기초학문을 탄탄히 익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HBM,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와 같은 최신 기술도 결국 이러한 기초 위에서 이해된다. 기초학문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응용하는 기반으로 남는다. 기업이 요구하는 특화기술은 계절학기, 프로젝트, 현장실습, 기업 전문가 강의와 집중 실험·실습 등을 통해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 플랫폼형 인재 양성 체계이다. 대학은 기존 학과를 중심으로 기초·전공교육과 융합교육을 담당하고, 기업은 그 위에 산업이 요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더한다. 또한 기업은 미래 전략과 산업 수요에 따라 필요한 인재의 정원을 탄력적으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산업이 변하면 정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함께 바뀌는 구조가 첨단산업에 더 적합하다. 플랫폼형 모델은 유연성뿐 아니라 대학의 교육 생태계를 유지하고 강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학과는 단순한 행정조직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 조교, 실험실, 선후배 공동체, 동문 네트워크가 축적된 교육 플랫폼이다. 새로운 학과를 반복적으로 만드는 방식은 교수의 강의 부담을 늘리고, 조교와 실험실 운영을 복잡하게 하며, 기존 학과와의 협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교육의 주체인 교수와 학생이 공감하지 못하는 제도는 지속되기 어렵다. 기업에도 플랫폼형 모델은 더욱 실용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변한다. 오늘은 HBM이 중요하지만 내일은 차세대 AI 반도체나 3차원 노어(NOR) 플래시 메모리가 핵심이 될 수 있다. 기업은 미래 전략에 따라 필요한 인재의 정원을 늘리거나 줄이고, 교육 프로그램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학과를 만드는 데 투자하기보다 기존 교육체계 위에서 실험·실습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 프로젝트, 현장실습, 첨단 장비 구축에 투자하는 것이 교육 효과와 투자 효율을 함께 높인다. 정부도 교육 인프라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첨단산업 시대의 경쟁력은 새로운 학과를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기존 대학의 교육체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기업이 미래 전략에 맞추어 정원 규모와 교육 프로그램을 얼마나 유연하게 조정하며,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우수한 실험·실습 환경을 구축했는가에 달려 있다. 이제 인재 양성 정책도 '학과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은 기초교육 플랫폼을, 기업은 산업 맞춤형 교육을, 정부는 교육 인프라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러한 플랫폼형 인재 양성은 반도체뿐 아니라 AI, 바이오, 양자기술 등 첨단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모델이 될 수 있다. 변화에 강한 교육 플랫폼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쟁력이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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