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업무방해 등 혐의 영장 적시
마지막 조사후 5개월간 결론 미뤄
수사심의위 '신속 처리' 의결에 속도
현역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돼야
이달내 송치땐 檢 보완수사 가능
공천헌금 수수와 차남 취업 청탁 등 13건에 달하는 의혹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해 9월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만, 김 의원이 4월 마지막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 수사 1년 만에 구속영장 신청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7일 김 의원에 대해 수사 결과 혐의가 객관적 증거로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원내대표직 사퇴 후 올 1월 탈당했다.
구속영장 신청서에 적시된 혐의는 다섯 갈래다. 김 의원은 숭실대와 중소기업에 특혜성 의정 활동을 약속하고 차남의 편입과 취업을 각각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차남이 받은 급여와 등록금을 6736만 원대 뇌물로 판단했다. 부모도 자녀가 얻은 실질적 이익의 수수자, 즉 뇌물수수 당사자로 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김 전 시의원을 공천한 혐의(업무방해)도 포함됐다. 당시 김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강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이었다. 이 밖에 김 의원의 배우자가 동작구의회의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과 신라레저 후원금을 각각 수수한 혐의(뇌물수수 등)도 영장 신청서에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 쿠팡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전직 보좌관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논의했다는 의혹, 국가정보원 직원인 장남의 외교 첩보 누설 의혹 등은 구속영장 대상에서 빠졌다. 경찰은 이 중 일부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영장을 신청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 마지막 조사 후 5개월 만에 결론
김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지난해 9월 초 차남의 숭실대 편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며 처음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강 의원 공천헌금 녹취록이 공개되자 올 1월 김 의원을 출국금지 조치했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의원은 2월부터 4월까지 총 7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4월 6일 6차 조사 땐 불체포 특권 포기 의사를 묻는 말에 '구속영장이 신청될 일이 있겠느냐'고 자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은 5개월간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신병 확보나 결론을 내리지 않아 늑장 수사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김 의원을 고발한 시민단체가 7월 31일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고, 수사심의위는 지난달 25일 '1개월 이내에 신속히 처리하라'고 의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다수 의혹에 대해 완결성 있는 수사를 위해 증거 확보와 법리 검토에 일정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인 김 의원은 불체포 특권이 있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킬지 표결해야 한다. 앞서 22대 국회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친 이는 2명이다. 이 중 신영대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지만 강 의원에 대해선 가결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됐다.
경찰의 사건 송치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검사가 최대 90일까지 보완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이후에 송치되면 검사는 김 의원 사건을 수사할 수 없다. 서울청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권고 기한(9월 25일)을 넘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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