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9월 4일 유엔총회는 '지도 바로잡기(Correct the Map): 세계 지역, 특히 아프리카의 공정한 표현을 위한 세계지도 제작의 균형 회복'이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164표 반대 1표, 기권 6표였다. 한국도 찬성표를 던졌다. 유일한 반대 국가는 미국이다. 기권 국가에는 에스토니아, 조지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세르비아, 우크라이나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지도는 태평양이 지도 중심에 위치하고 아프리카 대륙은 왼쪽 끝에 존재, 크기도 작고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다 그 지역 세계지도를 보면 아프리카 대륙의 위치가 우리와 다르다.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이 지도 중앙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아프리카 대륙이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보다 더 크게 보인다. 그렇지만, 아프리카 대륙이 중심에 놓인 이 지도도 실제 아프리카 대륙의 면적을 크게 왜곡한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계지도는 메르카토르 지도다. 16세기 지도 제작자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가 유럽 탐험가들의 전 세계 항해를 돕기 위해 제작했다. 나침반을 이용하는 항해사들은 평평한 지도에서 그 각도를 정확히 유지해야 했다. 메르카토르 지도는 지구의 곡률을 고려하여 적도 근처 국가들을 실제보다 훨씬 작게 보이게 하고, 극에 가까운 국가들은 더 크게 보이게 한다. 이 지도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이 그린란드와 비슷한 규모로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약 14배 정도 더 크다. 필자도 아프리카 대륙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지도 그림이 있다. 아프리카에 미국과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서유럽 지역을 동시에 넣고도 면적이 남는다.
이번 결의안도 아프리카 서부 국가인 토고가 주도했다. 아프리카연합 회원국들도 아프리카의 실제 면적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도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세계는 공정한 지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대륙의 크기와 형태를 보다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지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는 여행자를 돕기 위한 안내서이기도 하지만, 특정 국가나 지역이 정치·경제적으로 어떻게 인식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메르카토르 지도는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해 적도 인근 국가들의 개발 필요와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엔총회 투표는 구속력이 없지만, 전 세계 기관이 사용하는 지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의 세계지도에도 아프리카 대륙이 어떻게 반영될지 기대된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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