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꼬 튼 대미투자, 꼬인 통상·안보 현안 풀 지렛대 삼아야

[사설] 물꼬 튼 대미투자, 꼬인 통상·안보 현안 풀 지렛대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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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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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혔던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물꼬가 트였다. 정부는 1200억달러를 들여 미국 현지에 대형원자력발전소 8기를 건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미투자 1호로는 220억달러 규모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로 확정됐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사업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툭하면 한국의 투자 지체를 쏘아붙이고 양국 간 외교·통상·안보현안도 꼬여가는 상황에서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최종 결과는 봐야겠지만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2000억달러의 대미투자펀드를 대부분 전력·에너지사업으로 채운 건 잘한 일이다. 원전·가스발전 산업은 한국이 경쟁력 있는 분야이고, 미국도 인공지능(AI)발 전력난 해소가 다급한 만큼 서로 '윈윈'이 가능하다. 원전 8기 중 최소 2기는 한국형 원자로(APR1400)를 수출하고 나머지는 미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로(AP1000)에 한국산 기자재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원전기술이 미 본토에 진출하는 길이 열리고 국내기업의 수혜도 기대된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도 안정적인 전기료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세부협상에서 현지 인허가와 공사비 증액, 수익금 배분 등 따져봐야 할 게 한둘이 아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규모가 약 5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데 엑손모빌 등 글로벌 석유메이저조차 포기할 정도로 손실 위험부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이 아무리 세더라도 혈세를 경제성 없는 사업에 투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끝까지 원금 회수 등 안전장치를 최대한 확보하고 국내 기업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미투자는 얽히고설킨 통상·안보현안을 푸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발등의 불은 지난해 합의한 '15% 관세 상한선'을 지키는 일이다. 이번 협의에서 반도체 고율 관세와 기업의 추가 대미투자문제가 빠졌다지만 미국이 포기할 리 만무하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약속한 대미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해 한·미관계 신뢰를 복원하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난항을 겪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구와 핵추진잠수함 도입, 전시작전권 회수 등도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 정부와 국회,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국익 방어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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