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 우리를 담은 질그릇'전
'닦지 않아도 마치 칠한 것 처럼 검은 광태가 난다. 어찌 금으로 만든 그릇만 보배로 여기랴. 비록 질그릇이라 할지라도 추하지 않다…'(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지난 7월 28일부터 열리고 있는 '도기陶器, 우리를 담은 질그릇'은 우리 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다각도로 접근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다. 도기의 실용성과 미적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고대부터 그대에 이르기까지 조상들이 일상에서 사용했던 도기를 통해 도기문화의 우수성과 선조들의 미감을 재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1부 '고대국가의 색깔을 담다'에서는 고대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 여러 나라의 대표적인 항아리를 볼 수 있다. 특히 '1500년 전의 머그컵'이라는 섹션은 흥미롭다. 삼국시대의 손잡이가 달린 잔은 흡사 오늘날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머그컵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고대인들도 술이나 물을 더 편하게 마시기 위해 잔에 손잡이를 달았던 것으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제2부 '장식과 실용을 겸하다'에서는 인화문(印花文) 도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인화문은 기형을 성형하고 점토가 마르기 전 표면에 무늬를 새긴 도장을 찍어 음각의 무늬를 표현한 기법으로 7세기 초에 출현한 인화문 도기는 7세기 초 8세기경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편구병', '주름무늬 병', '접시', '손잡이 달린 뚜껑 단지', '항아리' 등에 새겨진 무늬는 당대의 문화를 대변한다.
마지막 4부 '다채로운 일상을 읽다'는 도기가 자기와 공존하며 이어져온 내력에 초점을 맞췄다. '참외모양 병', '목이 긴 병', '나팔입 병', '납작병', '작은 병', '물고기무늬 병', '풀무늬 병' 등 다양한 도기를 볼 수 있다. 특히 태안반도 마도 해역에서 출수된 물항아리를 모티브로 물 속에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신비감을 선사한다.
박물관에서 나오면 반드시 들러야 곳이 있다. 지난해 12월 박물관 오른쪽에 문을 연 '도자문화관'이다. 연면적 7137㎡, 지상 2층 규모로 지난 2018년부터 브랜드 사업으로 추진해온 아시아 도자문화를 입체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조성한 곳이다.
국보 '청자 상감 모란 국화무늬 참외모양 병', 보물 '청자 귀룡모양 주자' 등 한국 도자 1000년의 역사가 깃든 도자기, 고 (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기증한 도자 1000여 점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신안해저 도자 전시실'은 방문객들을 1975년 신안 증도 앞바다 속으로 안내한다. 당시 한 어부가 68cm짜리 청자 꽃병을 발굴하며 시작된 '신안 해저선' 유물 발굴은 9년간 이어졌고 커다란 배와 2만 7000점의 유물을 확보했다. 전시장에는 바다 밑 진흙 속에서 700년간 원형을 유지한 청자·백자·흑유, 동전 등 6500여 점도 만날 수 있다.
◇'두 도시, 하나의 불꽃'
전남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작가 고영찬, 박인혁, 장혜성, 조한나와 프랑스의 앙토냉 하코, 샬르로트 자니스, 넬슨 페르니스코, 피에르 게냐르, 발랑틴 가르디에네 등 총 9명이 참가한다.
한국작가들 역시 전남의 풍경과 사회, 개인의 해외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고영찬은 파리 지하 카타콤브를 탐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까따:본 데상트'와 '유령도 빛이 필요한지', 박인혁은 몸의 움직임과 감정의 흐름을 색과 붓질로 옮긴 대형 회화 '풍경-공명'과 '풍경-합류'를 출품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예술가들이 동일한 장소를 경험하면서도 각기 다른 감각과 조형언어로 풀어낸 결과물은 동시대 국제교류가 지닌 의미를 보여준다.
이지호 전남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도시에서 활동하는 예수가들이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지역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예술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전시로 구현한 프로젝트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상파, 찬란한 순간들…'
오는 23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 6, 7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세기 후반부터 엄격한 아카데미즘과 살롱(Salon) 중심의 미술에서 벗어나 빛에 투영된 찰나의 순간과 자연의 생동감을 대담하게 담아낸 인상파 거장들의 화려한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ACC재단과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폴 시냑, 카미유 피사로, 알프레드 시슬레 등 인상주의 거장 11인의 대표작품 21점이 선보인다.
◇'예향, 남도미술의 맥'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ACC·전남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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