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조 현대차 국내사업지원실장
현대자동차가 중증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유모차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한 결정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가 아니었다. 국내사업본부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A매니저가 언론 보도와 환아 부모들의 온라인 카페를 거쳐 사연을 발굴했고, 이 제안이 본부의 결정으로 이어졌다. 김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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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국내사업지원실장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사옥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전체를 본다고 하지만 실무자의 관심과 애정 없이는 하나하나 뜯어볼 수는 없다'며 '담당자들이 현장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가져오니 오히려 배우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내사업본부가 사회공헌에 세운 원칙은 두 가지였다. 관행을 벗어날 것과 회사의 본업인 이동과 맞닿아 있을 것. 아이가 자라 유모차를 쓸 수 없게 된 가정들의 사연이 이 조건에 부합했다. 김 실장은 '이동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움직이는 물리적 행위만이 아니다. 교육과 치료, 가족과의 시간,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라며 '아이가 자라면서 이동수단을 잃고 외출 자체가 끊기는 현상을 이동권의 문제로 봤다'고 설명했다. A매니저는 '현대차그룹이 다리를 쓰지 못하는 부상 군인에게 재활로봇을 지원하는 것도 큰 틀에서 같은 영역'이라며 '필요한 사람을 찾아 만들고 전달하는 것까지가 모빌리티 기업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을 이끈 곳은 사회공헌 전담 조직이 아닌 판매와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내사업지원실이다. 현대차가 구상한 사회공헌 방식은 큰 기조를 바탕으로 사업 부문마다 자기 일의 특성에 맞춰 발굴하는 구조다. 서비스 부문이 2015년부터 개발도상국 기술학교 강사들에게 정비 기술을 가르쳐 오기도 했다. 김 실장은 '국내사업본부는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만나는 조직'이라며 '고객의 이동 경험을 지원하는 것이 본부의 역할이라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문제도 같은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후원하는 것으로만 일을 끝내지 않았다. 기성 유모차와 환아용 보조기기가 현장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는지 분석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아이의 성장에 맞춘 시트 크기 확대, 175도까지 눕혀지는 플랫 시트 적용, 산소통 등 무거운 의료기기를 싣고 견딜 수 있는 하중 강화와 수납공간 확보가 이 과정에서 도출됐다. 밀알복지재단과 협업한 이유에 대해 김 실장은 '장애아동 지원 경험과 수혜 가정을 찾아내 사후관리까지 하는 역량을 봤다'며 '공익성과 전문성, 이 일을 현장에서 얼마나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느냐가 협력기관을 정하는 기준'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번 일로 '이동'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다. 그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누리는 이동이 제약을 받는 분들에게는 간절한 일'이라며 '기술 혁신의 혜택이 이동약자에게 닿아야 모빌리티 혁신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모빌리티 기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A매니저는 '산책 행사를 열심히 준비했다. 가족들이 잠시나마 병원 생각에서 벗어나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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