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 신약 임상 승인과 관련해 청탁성 연락을 한 직후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예산 심사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7일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모씨 등의 청탁을 받고 의원 신분을 악용해 영향력을 행사한 직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서 관련 부처의 예산 칼자루까지 쥐고 흔들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김 후보자를 예결위원으로 부임시킨 자체가 부적절할 뿐 아니라 공정한 예산 심사가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1월 1일 예결위원으로 부임했다. 식약처가 코로나19 신약 개발사인 제넨셀의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한 지 엿새 만이었다. 그는 이에 앞서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실무자들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거나 '잘 챙겨봐 달라'고 연락했다.
김 후보자는 그해 11월 5~12일 열린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선 '의원 대 피감기관'으로 김 처장과 대면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당시 힘 없는 초선 의원이었을 뿐이라는 식으로 해명하지만, 부처 예산 증·감액을 틀어쥔 예결위원은 갑 중의 갑'이라며 '청탁 직후 예결위원으로 부임했기 때문에 부처 입장에선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김 후보자를 피할 수 없어 쉬쉬하며 눈치만 봤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당시 복지부에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 후보자는 예결위원으로서 복지부 예산 심사에 참여해 604억원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2021년 11월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 심사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영유아 보육료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긴급복지 지원 등 사업에 대한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야권은 양씨 통화 녹취록에서 김 후보자가 복지부에 압력 행사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2021년 10월 17일 양씨와 지인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양씨는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며 '승원 오빠가 식약처장에다가 얘기하고, 오늘 또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 후원금도 500만원밖에 안 되니까 네가 잘 돼야지. 너보고 다 움직이는 건데'라고 그랬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청탁 문자를 식약처장에게 전달한 것을 넘어, 복지부에 대한 압력 행사까지 한 의혹이 있는 김 후보자가 비슷한 시기 복지부의 수백억원 예산을 주무른 것이 정상이냐'고 지적했다.
양씨는 김 후보자가 예결위원이 된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 2024년 뇌물공여약속 혐의로 기소된 양씨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양씨는 2021년 12월 22일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 설립자) 강 교수님이 감사로 후원금 넣는다고. 후원금 계좌 어케 알수 있어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김 후보자는 '농협 XXXX-XX 김승원 후원회입니다. 고마워~~^^'라고 답변을 보냈다. 다만 실제 입금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 의원의 계속된 의혹 제기에 김 후보자는 7일 취재진과 만나 '검찰 캐비닛 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수사 자료를 어디서 입수했느냐. 적법하게 입수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이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넨셀의 신약이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닌 대상포진 치료제였다'는 공익신고자의 폭로도 나왔다. 지난 2월 서울 서부지법에 이 사건에 대한 공익신고서를 제출했던 조모씨는 7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직전까지 불장난했다'며 '제넨셀의 신약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라 대상포진 치료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에게 쓰는 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청탁으로 통과시키는 게 실제로 진행되니 너무 놀라기도 하고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씨는 과거 양씨의 화장품 회사에서 일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 외에 다른 장관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 내역에서 장남이 보유한 7억원 상당의 분당 양지마을 상가가 누락됐다'고 했다. 강 후보자 측은 '실수로 누락했다'며 '추가 제출 등 후속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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