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피지컬 AI는 '1강'보다 '대체불가'로

[시론] 피지컬 AI는 '1강'보다 '대체불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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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Sci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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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인공지능(AI) 열풍이다. 로봇처럼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스스로 행동하는 피지컬 AI는 제조업이 강한 한국이 반드시 선점해야 할 분야다. 우리 정부는 '2030년 피지컬 AI 글로벌 1강'을 목표로 제시하고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 월드 모델, 컴퓨팅 플랫폼, 실증 지원 등을 담은 세부 방안을 발표했다. 방향은 옳다. 다만 피지컬 AI의 정의가 추진 주체마다 다르고 목적보다는 기술 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피지컬 AI의 정의에 대한 공감대 구축과 함께 목적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재편이 시급하다. 피지컬 AI는 목적에 따라 두 갈래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AI를 장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제품 혁신' 영역이다. 협의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이 해당한다. 광의로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해 기존에 없던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는 정보통신기기, 가전, 의료기기, 기계장비 등을 포괄한다. 다른 하나는 AI, 로봇 등으로 공장 운영방식을 바꿔 생산성 및 품질 혁명을 이루는 '제조시스템 혁신' 영역이다. 전자는 '무엇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이고 후자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요구되는 데이터와 참여 기업, 정책 수단과 성과지표가 서로 다르다. 두 영역을 구분해 추진하지 않으면 정책 목표가 흐려지고 소기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제품 혁신 영역에서 한국이 미국, 중국과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파운데이션 모델로 정면 승부해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은 AI 모델과 컴퓨팅 플랫폼에서 앞서고 중국은 부품 공급망과 생산 능력,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췄다. 한국의 승부처는 범용이 아니라 특화다. 의료, 돌봄, 교육,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홈·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의 기능만이 아니라 사용자경험과 인터페이스, 사용 시나리오, 감성적 가치와 문화 콘텐츠 융합 역량 등을 결집해야 한다. 제조시스템 혁신 영역은 우리의 강점 분야다.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조선, 디스플레이, 기계 등 세계적 제조기업과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축적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암묵지), 품질 관리 및 생산 노하우는 쉽게 복제할 수 없다.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표준화해서 AI와 로봇에 학습시키면 세계 최고 제조 특화 피지컬 AI를 만들 수 있다. 글로벌 1강이라는 구호와 목표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피지컬 AI는 세계 어느 나라도 혼자 완결하기 어려운 생태계 산업이다. 제품과 부품, 센서, 반도체, 모델, 데이터, 소프트웨어, 제조 시스템을 아우르는 피지컬 AI에서 한 나라가 전체 공급망을 홀로 지배하기 어렵다. 글로벌 협력이 필수 성공 요건인데 우리가 협력 대상이 아니라 경쟁과 견제 대상으로 인식될 우를 범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의 제조 역량과 부품 공급망에 맞서려면 한국이 필요하다. 중국 역시 미·중 갈등에 따른 기술·시장 분절 위험을 낮추려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협력망을 갖춰야 한다. 한국은 양쪽 모두에 실질적 이익을 주는 연결점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세계 최고 AI 기술, 중국의 강력한 부품 생태계, 일본과 유럽의 정밀제어·자동화 역량을 유연하게 연결하면서 제조 데이터와 시스템 통합, 산업별 응용은 확실히 장악해야 한다. 1강보다 더 중요한 목표는 '대체 불가'다. 세계를 상대로 이기려 하기보다 한국 없이는 완성하기 어려운 피지컬 AI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고 강력하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가 가장 먼저 찾는 피지컬 AI 핵심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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