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26-09-08 04:00:00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여름이 물러갔다. 유럽은 폭염과 산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고 독일, 체코 등 각 국이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한국도 경남 양산에서 기상 관측 122년 역사상 최고 기온인 42.5도를 기록했다. 네팔에서는 대홍수로 최소 60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극한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기후변화는 그렇지 않다. 멀리 내다보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유럽은 지난 6월말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평년보다 사망자가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막대하다. 네덜란드 트리오도스은행은 올해 폭염으로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1%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1800억유로(약 281조원)로 올해 EU 성장률 전망치 1.1%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폭염으로 인한 가장 큰 경제적 영향은 EU GDP의 0.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 노동생산성 손실이다. 농업 생산량 감소, 식량 가격 상승, 전기료 인상, 도로·철도 교통 마비도 피해를 가중시킨다. 온난화 영향은 폭염에 국한되지 않는다. 네팔 대홍수도 단순한 산사태가 아니라 히말라야 일대의 빠른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주변 지형의 불안정성이 커진 결과다.
한국도 기후 재난에서 비켜서 있지 않다. 폭염일수는 최근 10년 새 1970년대의 두 배로 늘었고, 지난달 경남 거제에는 나흘 새 1000㎜에 가까운 비가 쏟아졌다. 기후변동성이 커진 결과다. 유종현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전국의 기후변화 피해비용은 2040년 12조3600억원에 달하고 2050년에는 약 34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인구 및 경제자산이 집중된 경기·서울 등 수도권이 기후변화에 취약해 전체 피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선제 투자로 노동생산성 저하와 산업 피해를 막는 편이 결국 더 경제적이다. 서울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이 좋은 사례다. 이 일대는 터널 건설 이후 침수피해에서 벗어났다. 생색내기 좋은 전시성·선심성 사업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정부와 국민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여름이 지났다고 폭염을 잊을 게 아니라, 지금부터 본격적인 기후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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