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이 발표된 이후 8일까지 장관 후보자 6명 가운데 5명에 대해 본인이나 가족 관련 탈세 등 세금 의혹이 나왔다. 본인이나 자녀가 고가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각종 절세 수단이 총동원됐고 일부 후보자에 대해선 야당이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후보자 가족이 국고 보조금이 투입되는 정당,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근무하며 절세 혜택과 월급을 동시에 받은 경우도 있었다. 후보들은 불법은 없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인들이 낼 세금은 최대한 안 내고, 국민이 낸 세금에서 최대한 가져가는 절세의 달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절세 기술 총동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배우자의 경우 '편법 절세'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김 장관 후보자 배우자 박모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월급 쪼개기'로 4대 보험료 약 1300만원을 편법으로 절감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사업소득은 연간 소득금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별도의 보험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이를 맞추기 위해 급여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나누어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 부부가 미납했던 5년치 세금을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지각 납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1~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제때 신고·납부하지 않고 있다가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 1일 뒤늦게 납부했다는 것이다. 납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일 55만3000원, 배우자는 41만3000원의 세금을 각각 완납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 자료에서 최근 5년 동안 국회의원 수당 등으로 약 5억5000만원을 벌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낸 세금은 2473만원으로, 한 해 평균 500만원도 안 됐다. 용 후보자는 지난 5년간 소득 중 1억9000만원을 정치자금으로 자신이 소속된 기본소득당에 기부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다. 용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절세 목적이 아니라 통상적인 정치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가족은 증여세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배우자 김모씨는 2022년 장모(이 후보자 어머니)에게 전세 보증금 명목으로 2억2310만원을 전달했다. 차용증을 쓰지 않은 무이자 대여여서 증여로 볼 수 있지만 증여세는 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속증여세법에서도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생활비 지원은 증여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증여세 신고·납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30)의 7억원대 상가 구입이 논란이 됐다. 이날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에 따르면 강 후보자 아들은 취업 1년 만인 지난 6월 경기 성남 분당 양지마을 상가를 매입했다. 계약금 7000만원은 자기 돈으로 내고 나머지 7억1550만원은 양지마을에 살고 있는 이모부에게서 2억1550만원, 이모에게서 5억원을 빌려냈다. 천 의원은 '이 중 이모부에게 무이자로 10년간 2억1550만원을 빌린 것은 2억1700만원까지 무이자 금전 대여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이자와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장모 도움으로 아파트를 매수한 뒤 이자소득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홍 후보자는 작년 장모에게 1억7000만원을 빌려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10억500만원에 샀는데 매달 18만원 가량의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가족은 국고 보조금
김승원 후보자 아내 박모씨는 2019년 사회적 협동조합을 세워 발달 장애 학생 교육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박씨가 원장, 장남은 정규직 직원이고, 차녀는 시간제로 일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2021년 이후 최근까지 세 사람이 협동조합에서 3억3143만원을 수령했다며 '배우자와 두 자녀가 줄줄이 취업해 급여를 챙긴 가족소득조합'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동조합은 김 후보자가 2020년 총선 때 고향인 경기 수원에서 당선되자 경기 용인에서 수원으로 사무실 주소를 이전했다. 같은 해 수원시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선정됐다.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용자는 정부에서 받은 바우처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김 후보자 아내의 협동조합은 2022년부터 최근까지 바우처로 총 8억7877만원을 받았다.
기본소득당 의원(비례)인 용혜인 후보자의 남편 박기홍씨가 창당 초기부터 당의 요직을 맡으며 월급을 받고 있는 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남편 박씨는 최근 5년간 당에서 급여로 총 1억2366만원을 받았다. 박씨는 당 사무총장·기획조정실장·전략기획부총장 등을 거쳐 7일에는 당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기본소득당은 연간 약 11억원의 국고 보조금을 받는다. 기본소득당은 창당 이후 각종 일자리 보조금으로 7000여 만원을 타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영세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조금을 정당이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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