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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백 칼럼] 초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하는 양자국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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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대응 한계 보인 AI 현대적 재난은 비선형적 분출 초불확실성에 대안 도출 가능한 탈근대적 '양자 국가' 준비해야 이미지 확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2026-09-07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공지능(AI) 국가는 극단적 초불확실성의 재난인 네팔 대홍수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AI 국가는 기존의 선형적인 기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예측불가능한 비선형적인 돌발적 구조붕괴를 감지하지 못했다. 네팔 대홍수는 초다변수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 위기를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자 국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절감케 해 준다.근대 산업국가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시계'(Clock) 국가였다. 영화'모던 타임즈'가 보여 주듯,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완벽히 예측 가능한 생산을 수행하는 체제였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과 함께 탈근대에 진입하면서, 사회는 초연결성과 복잡성으로 인해 불규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지배하는 거대한 '구름'(Cloud)으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정당과 정부 등 전통적인 '시계' 국가의 통제력은 약화되었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정보의 탈중앙화와 다원화가 가속화되었다. 결국 권력의 원천은 정보를 독점하는 힘에서, 정보를 촘촘히 연결하는 '네트워킹 능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탈근대 시대에 '구름' 국가의 특성이 전면에 부상하자,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구름' 속에서 기후재난, 팬데믹 등 글로벌 위험이 상존하는 복잡계 사회를 분석하고, 사회적 회복 탄력성을 높이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탈근대 국가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먼저 'AI 국가'는 불확실한 '구름' 속에서 규칙적인 '시계'를 발견하려 한다. 이는 가브리엘 알몬드 교수가 이미 1977년에 짚어낸 것처럼, AI 국가는 '모든 구름은 시계다'라는 뉴턴주의적 행동법칙의 지배체제 안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국가는 '구름'과 같은 복잡계적 사회현상을 입력값으로 삼아, 정밀한 '디지털 톱니바퀴' 알고리즘을 통해 사회를 예측 가능한 통제 영역으로 환원하려는 일종의 '초시계'적 기획이다. 그러나 AI 국가는 구름의 유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완벽한 기계적 예측을 추구하면서도, 알고리즘 내부의 '블랙박스' 현상, 즉 투명성과 검증 불가능성을 극복하지 못했다.반면 '양자 국가'(Quantum State)는 '구름' 그 자체의 유동적 속성을 온전히 인정하는 탈근대 국가이다. 양자 국가는 원인과 결과가 인과론적으로 맞물리는 기계적 사고에서 탈피해, 관측하기 전까지는 결과를 단정할 수 없는 '확률적 통치'를 지향하는 진정한 의미의 '구름 국가'이다. AI 국가가 '시계 국가'의 속성이 극단으로 진화해 '구름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가교역할을 수행한다면, 양자 국가는 정치·사회적 현상 자체가 본체론적으로 구름이라는 점을 철학적, 정치학적, 기술적으로 수용하는 완결된 형태의 탈근대 국가라 할 수 있다.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AI 국가와 이를 넘어서는 양자 국가' 토론회에서는 초불확실성 시대의 위기대응 체계를 단선적이고 선형적인 발전론에 가둬 두지 말고, 복수의 대안적 경로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서 필자는 '비동시성의 동시성'(2014)에서 이야기한 역사적 시간의 '중첩성'이, 입자가 0이면서 동시에 1일 수 있는 양자역학의 '중첩' 원리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함을 발견했다. 양자 컴퓨터는 바로 이 0과 1이 공존하는 중첩 원리를 극대화해, 초불확실성이 파생시키는 수억 개의 미래 가능성을 한순간에 병렬로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최적의 선제적 대안을 도출해 낸다.따라서 우리는 탈근대적 '양자 국가'의 도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기후 위기와 같은 현대적 재난들은 원인과 결과의 경계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비선형적으로 분출된다. 수십억 개의 변수가 유기적으로 얽힌 초복잡성을 해결하는 데는 AI 슈퍼컴퓨터조차 수백 년의 계산 시간이 걸린다. 초불확실성이라는 '구름'을 잡기에는 AI 국가라는 디지털 '시계'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시계'의 패러다임에 갇힌 채 다가올 '구름 사회'로의 가교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AI 국가를 넘어서야 한다. 초불확실성의 문제를 온전한 '구름의 논리'와 '구름의 기술' 그리고 '양자 컴퓨팅'으로 돌파해 나갈 진정한 탈근대 '양자 국가'의 시대를 대망한다.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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