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 3개월 만에 실시한 개각이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는 '제약회사 임상 승인 청탁' 의혹으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비례대표 겸직 버티기와 불공정' 논란으로 십자포화를 맞는 중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막으려고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연달아 교체했지만, 여권에서는 '도대체 이런 개각을 왜 했느냐'는 한탄이 나온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달부터 ARS(자동 응답 조사)에서 30%대를 찍기 시작했다. 전화 면접에서는 한국갤럽 최근 조사에서 40%를 겨우 턱걸이했다.
'만사현통'이라 불리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도 '소환'됐다. 모 종편의 유튜브 채널에서 노출됐던 출연자끼리의 사전 토크가 출발점이다. 개각에 대한 지적이 오가던 중에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 출신 패널이 '(지금 청와대에) 인사 라인이 있어? 인사 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했다. 다른 출연자는 '(그런 얘기하면) 이 방송 없어져요'라고 반응했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유튜브 채널은 '확인 결과 대통령 비서실에 '조성주 인사수석'이 주요 인사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점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 말을 한 당사자는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여당 의원들에게 청와대 인사수석이 누구냐고 물으면 아마 상당수는 대답을 못 할 것이다. 김현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대통령 비서실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은 강훈식 비서실장이지만, 많은 이는 '문고리 권력'인 김 실장의 파워가 더 세다고 믿는다.
청와대 입장에서 이번 개각은 완전히 꼬였다. 김승원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모임' 공동대표 출신이자, 친노의 숙원인 '검찰 폐지'를 주도한 인물이다. 이 대통령이 원하는 공소취소도 맡길 수 있고, '뉴이재명' 노선이 '검찰 개혁'에 소극적이라는 친노 진영의 불만도 누그러뜨릴 카드였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유흥주점 여동생'이 의혹에 등장하고 임상에 올라간 신약 후보가 실험용 쥐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 그 제약사에 수백억 원을 투자한 상장사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심상치 않다. 청와대가 '김승원 카드'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신 만신창이가 되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외연 확장을 위해 '인재를 넓게, 운동장을 넓게 쓰겠다'고 했을 때 유시민씨는 매우 위험한 실험이고 실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출범 1년의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압박은 먹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청와대 AI 수석에 발탁하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대통령 정무 특보 자리를 줬다. 용혜인 후보자가 관례대로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면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출신이 승계하게 돼 있었다. 유시민씨와도 친한 인물이라고 한다. 8·30 개각에는 운동장을 넓게 쓰는 전략을 포기하고 하프 라인 아래에서 진영 내부 결속에 주력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런 이유로 한 개각이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재가 되고 있다. 방송 사고 같은 상황이 일파만파로 회자된 '김현지 인사 라인 논란'도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다. 욕은 김 실장이 먹지만 문제의 본질은 이재명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과 정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김승원 후보자 뒤에 '브로커 여동생'이란 시한폭탄이 있고, 용혜인 후보자가 비례대표를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과연 청와대는 알았느냐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조작 기소 특검법'까지 밀어붙인다면 이 대통령 지지율 앞자리에 2자가 찍힐 것이라고 걱정하는 여권 인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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