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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 참석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사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지난 4일 대미 투자 협상에 반도체 문제도 올라 있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미국 건설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미가 체결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양해각서에 없던 새 요구다. 끝없이 새로운 요구를 얹는 것은 동맹 사이의 신뢰를 허무는 일임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미 투자 이슈 중에는 반도체도 논의 대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지난 2일 반도체 관세가 '표적화되고 신중한 정책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는 관세를 감면하고, 그러지 않는 기업에는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노트북처럼 반도체가 들어간 완제품에도 고율 관세를 매길 방침이라는 보도도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해 관세합의에는 메모리 공장 건설 내용이 없다. 다만, 반도체 관세는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국가(사실상 대만)와 미국이 향후 체결할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제공한다는 단서가 들어 있다. 당시 이것은 대만에 부과될 '관세율'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대만은 올해 1월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5천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 기간에는 생산능력의 2.5배, 완공 뒤에는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관세를 면제받는 구조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메모리 공장 건설을 연계하는 것까지 당시 합의해준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인공지능(AI) 패권을 거머쥐기 위해 핵심 원자재인 반도체의 제조 거점을 자국 안에 두려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 수준인 반도체 자립도를 임기 내 50%로 높이겠다는 목표까지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를 거세게 압박할 것이 분명한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지렛대가 없지 않다. 메모리에 고율 관세를 매기면 그 부담은 미국 빅테크에 먼저 돌아간다. 이미 디램 값 급등으로 완제품 가격까지 밀어올리는 '칩플레이션'이 미국 물가를 자극하고,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현금흐름 압박을 받고 있다.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쓰려 하자 미 의회가 동맹국 제품을 쓰라고 제동을 건 것도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방증한다. 고율 관세는 미국의 인공지능 경쟁력과 중국 견제 전략에 동시에 역행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에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대신 관세 면제를 확보하는 '윈윈' 모델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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